"김태원의 재기, 무한한 가능성을 드리운 미완의 명반"
01. 소나기
02. 흑백영화
03. Loss Of Memory(기억상실)
04. 8.1.1(Inst.)
05. 사랑할수록
06. 별(Inst.)
07. 흐린 비가 내리며는
08. 그리움 그리운 그림
부활 초창기 화려했던 시절도 잠시 김태원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수감되고
보컬리스트 이승철은 탈퇴하여 솔로가수로서 승승장구한다.
밴드는 해체되고 혼자만 남은 배고프고 가난한 시절
대한민국 땅에선 기타리스트가 주목을 받는게 너무도 어렵기에
김태원의 삶의 여정 중 이 즈음이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가 아니었을까나.
그런 때 운명처럼 친구가 소개시켜줬다는 "불광동의 죽이는 보칼"
김재기란 존재는 김태원에겐 무한한 가능성이자 희망이었으리라.
김태원에게 낙점받은 김재기는 중고신인이었다.
헤비메탈 밴드 작은 하늘에서 거의 팔리지 않았지만 음반까지 취입한 터였다.
(세상이 너무나 좋아져서 유튜브에서 작은 하늘의 곡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허스키한 중저음에 그 끝이 어딘지도 모를 초고음의 샤우팅.
헤비메탈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던 김재기는 야생마가 제 주인을 만난 것처럼
김태원의 서정적 멜로디를 만나 전혀 다른 목소리로 탈바꿈한다.
그것은 마치 세상만사 다 통달한 이가 풀어가는 듯 한 아련한 최루였다.
1993년 8월 11일.
이른 봄날 만개하기전 저버린 벚꽃처럼 25살 청년 김재기는 세상과 작별한다.
부활의 세번째 앨범 기억상실엔 "소나기", "흑백영화", "사랑할수록"
단 세 곡, 그것도 정식도 아니고 데모 버전의 김재기 음성이 담겨있을 뿐이다.
하늘이 도왔을까?
밴드 부활은 그 이름처럼 완벽하게 부활하고
기억상실은 그 어느 앨범보다도 많이 팔렸다.
하지만 그런 영화같은 성공 스토리가 덧칠 될 수록
김재기의 부재는 공허함만을 남길 뿐이다.
역사에 if란 없다지만
만약에 김재기가 더 살았더라면
연주로만 채워진 나머지 곡에 그의 음성이 덧씌워졌다면
더 살아서 음반 몇개만 내었더라면...
지금까지 쓰여왔던 부활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았을까?
https://youtu.be/z3qLUZ6r2e8?si=qIVsicT_JAxfBx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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